지난해 말 P2P 포인트제 도입과 유료 MP3 다운로드 코너 오픈을 계기로 부분 유료화에 들어간 소리바다(대표 양정환)가 기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털어내고 온라인 음악 시장의 실력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련업계는 소리바다가 최근 기존 P2P 서비스는 유지한 채 유료 다운로드 코너인 ‘MP3#’을 개시하자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긍정적인 반응과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동시에 보이고 있다. 마침 소리바다가 오는 12일 수년을 끌어온 ‘저작권법 위반’ 혐의에 대한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현실적인 윈윈 모델=소리바다 유료화 모델은 ‘소리바다를 잡아봤자 시장에 도움될 것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P2P 폐쇄는 또 다른 P2P로의 전입만을 부추기므로 가입자를 활용해 유료시장을 키우는 게 이득이라는 설명이다. 소리바다는 ‘MP3#’ 오픈과 함께 무제한 P2P 정책을 버리고 보유한 포인트 내에서만 무료 음악을 내려받도록 했다. 대신 유료 구매하면 일주일 동안 P2P를 마음껏 쓸 수 있도록 했다. 이 계산대로라면 소리바다 가입자가 800만 명으로 추산되므로 이들 중 일부가 한 달에 한 곡씩만 구매해도 수백만 곡의 판매 실적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소리바다에 음원을 공급한 장석우 오픈월드뮤직 대표는 “궁극적으로 P2P는 없어져야하지만 유료 가능성 타진 차원에서 우선 음원 사용을 허락했다”고 말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도 ‘P2P 절대 불가’ 원칙에서 다소 후퇴해 “유료 판매 성과를 보자”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눈가리고 아웅=반발도 만만치 않다. 음악시장 황폐화의 주범인 P2P를 유지한다면 유료 파일을 아무리 많이 판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음악을 돈 주고 산다기보다는 소리바다 P2P를 일주일 동안 마음껏 이용하기 위한 사용료를 내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시장이 형성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포인트 제도를 도입해 사용자들의 다운로드를 조절하는 것이 P2P의 ‘자유성’을 강조해온 소리바다의 기존 주장과 전면 배치된다는 지적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 온라인음악서비스 대표는 “소리바다는 ‘MP3#’를 개시하면서 저작권 있는 음악이 무단 공유되고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소리바다 측은 “운영진은 소리바다에서 어떤 파일이 공유되는지를 알지 못 한다”며 “소리바다 모델이 어떻게 음악 시장을 키우는지에 대해서는 조만간 성과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곧 발표될 소리바다의 음악 판매 실적과 이에 대한 음악계와 시장의 반응, 또 결과에 대한 정부와 법정의 해석에 따라 소리바다의 성공 여부는 물론, 국내 온라인 음악서비스 시장의 판도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