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세상 실현을 위해 세계가 움직이고 있다.
전세계 각국 정부와 유통업체, 자동차업체, 건설업체, 기술기업 등의 인터넷 혁명을 뛰어넘는 유비쿼터스 세상을 구현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지역과 유럽 지역에서 유비쿼터스 세상을 앞당기는 데 필요한 광대역 통합 네트워크 구축, 차세대 인터넷 주소체계(IPv6) 본격 도입, 전자태그(RFID) 상용화 등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지도 높은 세계 시장 조사 업체들이 일제히 RFID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딜로이트에 의하면 올해 유통업체와 자동차업체를 중심으로 RFID가 본격적으로 도입될 전망이다. 딜로이트는 또 올해 연말까지 100억달러 이상의 RFID가 판매돼 사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IDC는 RFID 시스템을 소매점이나 창고에 구축, 통합하고자 하는 기업이 올해를 기점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를 위한 ‘컨설팅’ 및 ‘구축’, ‘관리서비스’와 관련된 시장이 올해 84%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IDC에서 RFID 서비스 부문 조사, 분석을 총괄하고 있는 리차드 딘 이사는 “컨설팅, 관리서비스와 관련된 RFID 서비스 시장이 오는 2008년 2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RFID 서비스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고객의 업무 프로세스 문제를 해결하고 지원해줄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인스태트의 애널리스트 앨런 노기는 “RFID 가격이 RFID가 확산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올해 초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RFID 시스템 운용을 기폭제로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RFID 도입이 수년 안에 빠르게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BM·HP 발빠른 행보 `주목`
‘세계 최대 컴퓨팅 업체 IBM, HP의 투자를 주목하라’
IBM, HP가 나란히 RFID 시스템 테스트센터를 구축하고 수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전세계 RFID 시스템를 활성화하는 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IBM은 향후 5년간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RFID 기술 상용화를 구현할 방침이다. IBM이 개발하는 센서와 솔루션은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판독기 및 모바일 기기에 IT 인프라를 결합하는 기능을 제공하게 된다. 무선 통신 분야에서의 활용이 급증할 것을 전망되는 기술이다.
IBM은 또 제품이 중앙 물류창고에서부터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는 동안 그 위치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RFID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HP는 최근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 RFID 테스트 센터를 개소했다. RFID노이지랩(RFID Noisy Lab)으로 명명된 이 테스트 센터는 일반 제조공장과 똑같은 방식으로 시뮬레이션된 곳에서 RFID를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HP는 파트너, 고객사에게 이 테스트 센터를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HP는 일반 공장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분당 600피트 속도를 낼 수 있는 효과를 구현할 계획이다. 또 최대 500파운드 무게의 각종 제품들도 다량 구비해 실제 상황에서 직접 처리하는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미국, 유럽의 움직임
유비쿼터스 세상 실현을 향한 미국의 움직임은 세계 어느 지역보다 적극적이다. 우선 미국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RFID 도입 및 무선 인터넷 네트워크 망 구축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 국방성은 군대 물자공급체제 강화를 위해 RFID에 의한 물류시스템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물자 납품업자에 대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RFID 부착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펜실베이니아 주 등 2개의 물류센터를 통과하는 의류품 등이 우선 적용 대상이다. 국방성은 RFID 도입을 통해 전쟁터에 필요한 물자를 제때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미 약 1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했으며 오는 2007년까지 전체 군 관련 시설에 납품되는 물자를 RFID로 관리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미국 국방성과 대학, 글로벌 IT 기업 등이 공동으로 추진중인 미국 최대 IPv6 구축 프로젝트도 관심거리다.
IPv6는 현재 인터넷 주소체계인 IPv6를 대체하는 차세대 인터넷 주소체계다. IPv6가 도입은 각 가정의 가전제품에 자체 인터넷 주소체계를 부여해 홈네트워킹을 실현할 수 있어 유비쿼터스를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이를 위해 뉴햄프셔대학과 글로벌 IT 기업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IPv6 네트워크에 대한 3차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미국 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한 10여개 도시 지방자치단체도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할 수 있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 제공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무선 인터넷으로 연결된 인프라가 지역 경제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경우 의약품의 위조 및 도난 방지를 목적으로 의약품업계를 대상으로 한 RFID 도입을 추진한다. FDA 측은 “의약품이 제조업체로부터 약국에 도착하는 과정을 추적할 수 있다면 안전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오는 2007년까지 대부분 제약업체에 RFID 보급을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RFID 시스템은 규모로 볼 때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월마트는 텍사스주에 위치한 3개 물류센터에 상품을 공급하는 100개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1월 말부터 RFID 부착을 의무화한다. 월마트는 이미 지난 해 4월부터 주요 거래처 8개 사와 RFID 시스템을 시험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상태다. 내년 1월까지는 대상업체를 200개사로 늘릴 방침이다.
월마트는 지난 해 미국 소매업계 전체가 RFID에 투자한 금액의 두 배 이상을 쏟아부었다. 이후에도 수 년 동안 30억 달러 정도를 RFID 프로젝트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다국적 제약업체 화이자는 위조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비아그라에 올해 중 RFID를 부착키로 했으며 그락소스미스클라인, 파듀팔머 등도 RFID 도입을 검토중이다. 또 베스트바이, 타깃 등 대형 소매업체들도 RFID 프로젝트를 현재 추진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유통업체 테스코가 RFID 시스템 도입계획을 올 초 밝혔다. 테스코는 영국에 있는 1300개의 슈퍼마켓과 35개의 보급센터에 사용될 RFID 리더 4000개와 안테나 1만6000개를 올해 가을까지 도입해 설치하겠다는 것. 테스코는 RFID 시스템을 전세계 유통망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테스코는 RFID 시스템 도입을 위해 두 개의 슈퍼마켓에서 개별 아이템의 유통 경로를 추적하는 시스템을 시험했지만 실제 도입하는 시스템은 개별 아이템보다 큰 단위인 상자와 화물 받침대를 추적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일본, 중국 및 아시아
일본은 유비쿼터스 세상의 조기 구현을 목표로 ‘u재팬 프로젝트’를 2006년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수차례에 걸쳐 유비쿼터스 사회 실현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갖고, u재팬 프로젝트 최종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00년부터 추진해 온 ‘e재팬’ 프로젝트가 올해 종료됨에 따라 u재팬 프로젝트를 후속 사업으로 내년부터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사회헌장’을 제정하고 향후 이를 국제회의에 제출해 자국 표준의 세계 보급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u재팬 프로젝트의 핵심은 통신이다.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통신하는 시대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겠다는 것이 일본 u재팬 프로젝트의 기본적인 구상이다.
일본은 u재팬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오는 2010년까지 모든 국민이 초고속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환경을 실현할 계획이다. 유비쿼터스 사회가 실현되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단말기 수가 늘어나고 네트워크를 연결할 수 있는 장소도 확대될 것으로 총무성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근본적이고 효율적인 전파개방 전략이 마련될 것이란 예상이다.
RFID의 경우 일본 기술 기업들이 시스템 도입을 위해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본 컴퓨팅 업체 NEC는 야마가타 PC공장에 RFID를 활용한 ‘생산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NEC는 제품에 첨부된 바코드 대신 무선 RFID를 채택, 작업 내용을 자동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 도입으로 생산성이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EC측은 공장 전체로 볼 때 하루 8만번의 관리 공정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히타치는 RFID칩인 뮤칩 사업을 강화한다. 히타치는 올해 상반기까지 정보를 자유롭게 재입력하고 읽을 수 있는 신형 칩 뮤칩RW를 개발할 예정이다. 또 미국과 유럽에서 표준 주파수인 860∼960Mhz로 통신하는 ‘히비키(경제산업성 위탁사업)’도 뮤칩 브랜드로 개발, 판매할 계획이다.
중국은 IPv6 기반의 차세대 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축, 운용에 들어간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1세대 인터넷 개발 분야에서 중국이 후발주자였지만 이번 차세대 인터넷 네트워크 상용화로 차세대 인터넷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로 부상하게 됐다”며 “IP 주소 부족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유비쿼터스 현실화에 한 발 앞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최대 IT유통업체 ECS홀딩스가 추진하는 RFID 시스템도 주목받고 있다. ECS홀딩스는 자사 제품에 RFID를 부착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올해 중반까지 완료키로 했다. 이를 위해 RFID 공급업체인 GT&T엔지니어링과 협력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