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전자 시장의 바로미터인 미국의 소비 심리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올해 우리나라 주력 수출 산업인 전자 시장에서 통신·멀티미디어·인터넷 등이 결합한 이른바 ‘컨버전스’형 혁신 제품들이 소비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24일 KOTRA가 취합 분석한 현지 업계 소식과 외신에 따르면 올들어 미국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소비 심리도 다소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 연말 쇼핑 시즌에서 나타났듯, 경기 악화로 지갑을 닫았던 미국 소비자들이 제품 교체 수요의 바람을 타고 소비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 등장한 혁신적인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들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관측됐다.
우선 소비자 가전 시장에서는 인터넷과 연동할 수 있는 각종 오디오비디오(AV) 기기들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됐다. 인터넷 DVD 대여 업체인 넷플릭스가 선보인 인터넷 스트리밍 기능의 TV가 대표적인 예다.
또한 인터넷 라디오를 수신할 수 있는 리시버와 온라인 사진공유 프로그램인 구글 ‘플리커’,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와 손쉽게 연결할 수 있는 제품 등도 인기를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주도하는 3차원(3D) TV나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도 고화질 멀티미디어 수요를 등에 업고 미국 시장에서 본격 확산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AV 기기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세에서 벗어나고, 고화질 LCD TV 시장은 제품 가격 하락에 힘입어 미국 가정들이 여러 대의 TV를 보유하거나 교체하려는 수요가 일면서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블루레이 플레이어 시장도 제품 가격이 떨어지고 통합 홈시어터 시스템 및 다수의 고화질 콘텐츠가 출시되면서 대중화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카메라 등 이미징 기기 시장에서는 소셜 네트워킹, 소셜 미디어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인터넷·멀티미디어 기능과 결합할 수 있는 기기 통합성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 시장에서는 스마트폰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 음성 통화가 아닌 인터넷·멀티미디어 이용으로 휴대폰 선택 기준을 바꿨으며, 특히 버라이즌와이어리스 등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올해 4세대(4G)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 같은 소비 추세가 더욱 가속화한다는 게 현지의 관측이다.
비디오 게임 시장은 올해 강력한 신작들과 히트 게임들의 속편이 잇따라 선보이면서 한층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올 1분기의 경우 미국 비디오 게임 시장은 역대 최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새로운 동작인식 컨트롤러를 탑재한 MS의 ‘나탈’이 대표적인 기대주다. PC 게임 업계에서는 일반 소매점보다 디지털 판매 비중이 늘면서 유통 구조가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