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자에 생명을 불어넣는 연구입니다. 이번 국가과학자 선정으로 나노전자소자, 나노전자기계소자, 나노센싱과 같은 기능성 나노물질개발이 더욱 앞당겨질 것입니다.”
김광수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교수(60)는 지난해 자기조립된 나노렌즈를 개발해 빛의 반파장보다 작은 크기도 식별할 수 있는 나노광학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실려 전세계를 놀라게했다.
김교수는 “상식을 깬 연구성과로 새로운 자연현상을 발견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향후 다양한 응용분야로 확산될 것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지난 2008년 나노스핀소자를 설계해 슈퍼자기저항이라는 새로운 물리현상을 예측한 연구성과에 남다른 애착을 느끼고 있다.
“새로운 물리현상을 발견한 것 자체만으로도 중요합니다. 슈퍼자기저항이라는 발견은 앞으로 가볍고 초소형이면서 에너지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모든 디바이스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는 “나노렌즈 연구성과도 화학을 기초로, 물리와 기계, 전자공학 등 학제간 융합을 통해 이뤄낸 것”이라며 “앞으로 국내외 우수 연구자들 간 융합연구의 모범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융합과학은 아직은 초기단계입니다. 나노스핀에 대한 이론적 방법제시나 나노렌즈 합성 등의 연구성과를 이끌어낸 학제간 융합에 대해 해외 연구자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그는 1978년부터 10년간 미국 유학에서 이론양자화학분야를 공부했다. 1988년 포스텍에 부임한 뒤 1997년부터 기능성분자계 연구소 소장을 역임하며 줄곧 학제간 융합을 통해 놀랄만한 연구성과를 도출, 주목을 받았다.
김 교수는 국가과학자 선정을 계기로 나노화학분야 확장 및 새로운 영역개척, 새로운 기능의 나노물질과 나노소자를 설계해 합성하고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학제간 융합으로 미래 나노전자, 기계, 광학소자를 개발하는 연구영역의 무한 확장에 주력하고, 나노와 바이오, 정보기술(IT)을 융합한 혁신적 기술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10년간의 연구방향에 대해 그는 “분자의 기능을 이용한 나노로봇, 나노발전기, 나노수송선으로 응용이 가능한 나노전자기계소자를 개발하고, 나노센싱과 광합성 나노촉매 등 기능성 나노물질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 연구성과
김광수 교수는 나노스핀소자를 설계해 슈퍼자기저항이란 새로운 물리현상을 발견하고, 자기조립된 나노렌즈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회절한계라는 이론적 광학의 극한치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연구성과는 논문 피인용수가 1만1000여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가져왔고, 이를 통해 그는 지금까지 8종의 세계적 학술지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가과학자 종합심의위원회는 김 교수가 지난 20여년동안 분자의 자기조립이라는 독자적인 연구영역을 통해 새로운 기능성 나노물질과 나노소자를 설계 및 개발하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국가과학자로 선정했다.
박성현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본부장은 “김광수 교수는 한국인 최초로 2009년 세계분자과학분야의 명예의 전당으로 불리는 국제양자분자과학원(IAQMS)의 회원으로 선임되는 등 전세계에 우리나라 과학계의 위상을 알리는데 공헌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또 “최근의 나노렌즈나 초거대자기저항 시스템의 발견은 기존 연구영역의 경계를 확장한 혁신적인 성과이며 이 연구결과들이 나노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