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돼 비상이 걸린 TV와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협력사를 확대하는 등 물량 확보 경쟁에 돌입했다. ‘입도선매’식으로 닥치는 대로 칩 확보에 나서면서 가수요까지 나와 수급난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에피밸리가 생산한 LED 칩을 솔레즈를 통해 패키지로 가공한 LED TV용 모듈로 공급받기 시작했다. 솔레즈는 휴대폰 부품 전문업체 파트론 자회사다. 파트론은 지난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58.33%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 회사 패키지 생산능력은 지난해 말 기준 월 500만개 안팎으로 크지 않지만 올해 대규모 증설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또 오는 7월 이후 노트북용 LED 주요 협력사인 알티전자로부터 TV용 LED를 납품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VD)는 대만 치메이이노룩스 자회사인 치메이라이팅에서 LED칩·패키지를 공급받는다. 알티전자까지 납품을 시작하면 삼성전자에 LED 패키지를 공급하는 회사는 초창기 멤버인 삼성LED, 루멘스에 이어 최근 서울반도체, 솔레즈 등 최소 6개를 넘을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도 제1 협력사인 LG이노텍 외에 서울반도체·희성전자·우리LED·에버라이트 등으로부터 TV용 LED를 구매하거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가 이처럼 공급처 다변화를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최근 LED TV 수요량이 급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LED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사장은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들어 수요가 크게 늘면서 주문을 다 소화하지 못한다. 게다가 대만·중국 등의 칩까지 싹쓸이해 칩 공급 부족현상까지 발생했다”고 말했다. LED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했지만 아직 LED TV 생산량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삼성LED와 LG이노텍은 생산이 주문량에 크게 모자란다. 특히 TV용 LED는 휴대폰·노트북에 들어가는 제품보다 출력이 높아 방열 기술이 한층 까다롭다. 중소 LED 업체들이 쉽게 TV용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는 이유다.
또, 향후 수급이 안정화된 이후에도 여러 협력사의 경쟁을 통해 구매 가격 인하 등을 꾀할 수 있다는 점도 구매처 다변화를 추진하는 목적이다.
최종 수요처인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은 LED 수급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품목마다 3∼4개사에 그치는 부품 협력사 수를 품질관리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더 늘려 물량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업계 관계자는 “LED 공급부족 현상은 연말로 갈수록 좀 더 심해질 전망”이라며 “LCD 패널 업체들은 LED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만 있다면 일단 공급사로 등록시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