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국산화를 통해 광학부품 시장 판도를 뒤바꾼 국내 중소업체들이 주목 받고 있다.
광학 부품은 일본 업체들이 주도권을 먼저 잡은 대표적 분야지만 일부 국내 부품 업체들은 핵심 기술 확보에 성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일본으로부터 부품 · 소재 · 기계류 수입이 증가하면서 올해 상반기 대일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이들 업체는 오히려 일본 시장에 역진출을 노리고 있다.
광 픽업 모듈 부문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아이엠은 DVD에 이어 블루레이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며 일본 산요를 압박하고 있다. 아이엠은 광학 부문 원천 기술을 확보해 지난 2008년부터 줄곧 세계 1등을 지켜오고 있다. 기술 및 품질 수준이 높아 중국 짝퉁업체도 광 픽업 모듈만은 직접 만들지 못하고 아이엠 제품을 쓸 정도다.
차세대 광 픽업 모듈 시장인 블루레이 분야에서도 아이엠은 두각을 나타냈다. 미국 · 유럽 시장에서 블루레이 수요가 늘면서 아이엠은 필리핀에 광 픽업 생산라인 투자를 단행해 올해 안에 두 배 이상의 생산규모를 확보할 계획이다.
광 픽업은 레이저를 이용해 음성 및 영상정보를 기록하고 재생하는 장치인데, 블루레이용 광픽업은 사실상 아이엠과 일본 산요가 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옵티컬 트랙패드(OTP)로 유명한 크루셜텍도 광학 기술을 기반으로 핵심 장비를 직접 설계, 제작하는 업체다. OTP는 부품에서 쏘는 빛을 통해 지문의 음양을 인식하는 원리를 이용해 휴대폰 유저인터페이스(UI)를 구현한 제품으로 크루셜텍이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상용화한 제품이다. 렌즈 및 휴대폰용 LED 플래시까지 생산할 수 있는 것도 광학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루셜텍의 OTP는 일본 휴대폰업체에 잇따라 채택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공급 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용 프리즘시트 시장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엘엠에스도 광학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이다. 기술 국산화를 통해 3M이 독점하던 프리즘시트 시장을 대체했으며, 최근에는 아사히글라스가 독점하고 있는 광 픽업용 편광 필터 시장에 진출했다. 편광 필터 시장은 연 800억원 규모에 불과하지만, 아사히글라스가 독점하면서 고수익을 누리고 있다. 엘엠에스는 올해 이 분야에서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안건준 크루셜텍 사장은 “일부 국내 업체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광학 부품 시장은 일본 업체들이 여전히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면서 “국내 부품업체들이 기술 국산화에 성공한다면 얼마든지 일본 업체들 따라잡을 수 있는 시장이 많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