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 중국의 미래와 한국의 국가전략

[ET칼럼] 중국의 미래와 한국의 국가전략

 중국이 미국과 맞서는 21세기의 새로운 강국으로 부상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한다. 그러나 국가적 차원에서 중국의 현재와 미래변화를 능동적으로 예측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한국은 역사적으로도 오랜 기간 중국의 영향을 받아왔고, 지정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중국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놓인 나라 중 하나다. 이는 한국이 세계 어떤 국가보다도 중국의 변화 결과에 직접적이고 커다란 영향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간접적인 증거다.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핀란드와 러시아의 관계에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핀란드는 2007년에 러시아의 변화를 조망한 미래연구인 “Russia 2017”을 발표하였다. 미래연구가 국가존망과 직결된다는 인식 아래, 핀란드는 특히 자국에 영향력을 가장 크게 미치는 이웃 국가에 대한 미래연구를 앞서 수행했던 것이다. 우리도 이제는 중국의 미래변화와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객관적인 미래예측을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작업이 국정기획과 국가미래전략 준비에 있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최근 중국이 한국에 대한 종합 연구보고서인 “2010 한국발전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는 중국이 먼저 이웃 나라 한국의 미래변화를 주시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가 깊이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중국은 지난 30년간 연평균 9.6%의 성장률을 기록해왔고, 그 결과 이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는 더욱 증가할 것이고, 이를 배경으로 상당한 정치·경제·문화적 영향력을 받을 가능성도 비례해서 커질 것이다.

 IT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중국의 미래변화도 보다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지난 20년 동안 국가 발전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서 IT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다. 그 결과 2010년 전체 통신가입자수가 약 11억명, 이동통신가입자수는 약 8억5000만명으로 가입자 규모나 확산속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IT산업도 기존 IT제조업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으며, 매년 2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가 인정하는 IT강국이다. 그러나 늦게 출발하였지만 IT거인으로 변모하는 중국으로부터 시사점과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또한, 전 세계에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는 ‘중화 네트워크’도 중국의 경제성장과 글로벌 영향력을 촉진시키는 중국 외부의 중요한 지지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은 세계 1위의 달러화 보유국이며,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의 화교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확산된 ‘중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유대인 네트워크’가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의 경제권을 좌지우지 했던 것처럼, 이제는 ‘중화 네트워크’가 글로벌 경제권의 바통을 이어받을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가 중국에 관한 자신의 저서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중국은 그 자체로 하나의 메가트렌드다.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중국은 한국의 정치·경제·문화 전 분야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미쳐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핀란드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중국의 미래전략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대응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여야 한다.

 김성태(한국정보화진흥원장) kimst@nia.or.kr